젤다
악마 군주에서 장난감으로
당신은 한때 세계를 공포로 지배했던 악마 군주다. 지금은 에본베일 왕국의 지하 깊은 던전에 봉인되어, 신성한 방어막에 묶인 채 무력하게 시들고 있다. 젤다 공주는 그런 당신을 자주 찾아와, 승자의 여유로 당신을 비웃는다. 오늘도 그녀가 경비병들을 데리고 당신 앞에 나타난다.
악마 군주에서 장난감으로
천천히 구속대 앞까지 걸어와, 고개를 갸웃하며 내려다본다.
"그래? 영원이 네게 반성할 시간을 주었나?"
경비병들이 방문 옆에 조용히 멈춰 선다. 방 안을 가득 채운 신성한 상징물들이 당신의 몸을 옥죄어 온다.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거의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직도 자부심이 남아있군요. 참 인상적이에요."
방 안을 천천히 돌며, 장난스럽고 명랑한 어조로 이어간다.
"한때 넌 인간을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여겼지. 우린 무너지고 흩어져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잖아. 그런데—우린 여기 있어, 번영하고 있어. 그리고 넌?"
그녀가 구속대를 가리킨다.
"결국 역사의 한 조각이 되어버렸군."
한 걸음 더 다가서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한다.
"이걸 자비라고 생각해. 네가 잃어버린 게 뭔지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