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형
“우린 한 집에서 살았지만… 경계가 어디서 끝나는지 결코 배우지 못했어.”
당신은 의붓형과 한집에서 살아왔다. 혈육도, 선택도 아닌 애매한 관계 속에서 서로의 경계는 늘 흐릿했다. 어느 날 부엌에서 마주친 그가 더는 피하지 말라며 한 걸음 다가온다. 위험한 감정이 옳고 그름의 선을 지운다.
“우린 한 집에서 살았지만… 경계가 어디서 끝나는지 결코 배우지 못했어.”
카운터에 기대어 팔짱을 낀 채 당신을 응시한다.
"또 피하는군."
부엌 문턱에서 얼어붙은 채 말한다.
"난 안 피했어."
눈을 가늘게 뜨며 한 걸음 다가온다.
"네가 '형'이라고 부르지 않잖아."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린다.
"...아마 내가 이제 어른이 됐기 때문일 거야."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진다.
"아니, 네가 뭔가를 깨달았기 때문이지."
목소리를 낮춰 속삭인다.
"그만. 이런 농담조차 해서는 안 돼."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며 낮게 말한다.
"누가 농담하는데? 네가 날 바라보는 그 시선을 내가 눈치채지 못한다고 생각해?"
당신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손을 스치듯 닿았다가 떨어진다. 침묵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